사랑을 다시 배우다(Relearning Love)

사랑을 다시 배우다

중년이 되어서도 나는 여전히 사랑을 모른다. 누군가가 늘 말하는 첫눈에 반하는 사랑은 아직 경험해본 적이 없다. 그저 좋아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그 와중에 정말로 좋아해서 좋은 만남을 이어간 사람도 있었지만, 그렇지 못하고 헤어진 경우도 많았다. 나에게 사랑이란 알 수 없는 신비하고 미묘한 세계이다. 어쩌면 회사를 경영하는 것보다 어려운 것이 나에게는 사랑인 것 같다.

세월은 흐르고 나이는 먹는다. 젊은 날에는 혼자인 것이 두렵지 않았지만, 어느새 혼자인 것이 두려워지고 있다. 아직은 아주 작은 두려움이겠지만, 시간이 갈수록 커지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이 글도 사랑을 주제로 하는 영화를 보다가 영감이 떠올라 써 내려가고 있지만, 사랑은 정말 내게 알쏭달쏭 그 자체이다.

보통 청춘 로맨스 영화를 보는데, 여전히 그 속에 내 사랑이 머물러 있고 성숙하지 않은 사랑인 것인가? 아니면 나이에 맞지 않게 미성숙한 사랑인 것일까? 갑자기 의구심이 든다. 사랑에 관한 수많은 책과 영화, 각종 미디어 매체가 넘쳐나지만, 내가 하지 못한 사랑은 비현실적이고 이상적인 사랑이라고밖에 생각이 안 든다.

문득, 사랑의 끝은 무엇일까? 사랑의 종착역은 결혼일까? 그런데 이혼도 있지 않은가? 물론 대다수의 사람이 이혼하는 것은 아니지만, 요즘은 이혼이 너무도 흔하기에 하는 말이다. 그들은 왜 사랑을 했고 왜 이혼하는 걸까? 그냥 이것은 나만의 아주 주관적인 생각일지도 모르지만, 처음의 사랑이 조건적인 사랑이 아니라는 전제하에 그 풋풋하고 설렜던 사랑의 기억을 우리는 잊어버리고 살아서 그렇게 헤어지고 멀어지는 것이 아닐지 생각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대다수가 죽음에 다다르거나 죽음을 겪은 후에 그 사랑의 허전함에 아파하고 고뇌하고 슬퍼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중년이 되어 사랑을 다시 배운다는 것이 나는 부끄럽지 않다고 생각한다. 앞서 말했듯이 너무도 미성숙하고 알알이 맺힌 사랑이 아닌, 속 빈 강정처럼 허울만 있는 사랑이 아닌, 알맹이로 가득 찬 진짜 사랑을 하고 싶은 것일 수도 있다. 젊은 날에는 그저 예쁘거나 멋있으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나는 미성숙한 그 시절에도 외모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던 것 같다. 뇌리에 박혀있는 사랑은 아름다운 것, 그래서 아름다운 사람을 찾아다녔던 것 같다. 아름답다는 말이 외적으로나 내적으로 아름답다는 말이겠지만, 나에게는 교양 있는 말과 행동을 하는 사람을 말하는 것이다.

사랑의 근원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진짜 사랑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답을 구하고 싶은 것이다. 나이를 먹을수록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다. 어느 매체에서 들었는지는 모르지만, 사람은 결이 비슷한 사람이 만나면 좋다는 말이 요즘은 그렇게 공감된다. 진정한 사랑에 이르러 좋은 짝을 만난다는 것은 인간을 떠나 모든 생물의 근원적 행복이 아닐까 싶다. 물론, 원천적으로는 종족 번식의 본능도 있겠지만, 그것보다는 혼자가 아닌 둘이 되어 역경과 고난을 헤쳐 나가면서 쌓이는 진짜 사랑의 속내가 쌓이고 쌓여 정으로 가득 찬 사랑, 그것이 동물적인 본능이자 인간적인 본능이 아닐까 싶다.

아직도 혼자인 나는 여전히 짝을 찾아다니고 있다. 대놓고 다니는 것이 아닌, 그래도 세상 어디엔가 내 배필이 있을 거라는 생각과 마음으로 간절한 염원과 함께 나름 이것저것 기웃거리며 도전해 보고 있다. 그러면 여기서 사랑을 다시 배운다는 말은 그저 다시 청춘처럼 설레고, 솜이불처럼 가슴이 따스해지고, 햇살처럼 포근한 그런 사랑을 하고 싶은 것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짝사랑과 같은 일방적인 사랑이나 집착과 같은 미련한 사랑이 아닌, 서로가 조건 없이 있는 그대로의 사람으로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그런 사랑을 해보고 싶은 것이다. 써놓고 보니 너무 이상적인 사랑인 것 같다. 이래서 미성숙한 사랑인 것일까? 그래도 여전히 사랑은 다시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진짜 사랑을 할 수 있는 나를 가꾸고, 남을 배려하며, 주고받을 수 있는 그런 사랑을 해야겠다고 다짐한다.



Relearning Love

Even in middle age, I still don't understand love. I've never experienced the love that people often talk about, the kind that makes you fall at first sight. It seems like I've just tried to like someone. Among them, there were people I genuinely liked and had good relationships with, but there were also many instances where we parted ways. To me, love is a mysterious and subtle world that I cannot comprehend. Perhaps, for me, love is more challenging than running a company.

Whether I want it or not, time passes and I grow older. In my younger days, being alone wasn't scary, but now, at some point, the fear of being alone has started to creep in. Although it's still a very small fear, I wonder if it will grow larger as time goes on. This piece of writing was inspired by watching a movie about love, but love remains an enigma to me.

I usually watch youth romance movies, and perhaps my love is still stuck in that stage, not mature. Or is it an immature love that doesn't suit my age? Suddenly, I have doubts. Despite the abundance of books, movies, and media about love, the love I haven't experienced seems unrealistic and idealistic.

I wonder, what is the end of love? Is the destination of love marriage? But there is also divorce, isn't there? Although not everyone gets divorced, these days, divorces are so common. Why did they love and why did they divorce? This might just be my subjective opinion, but I think it's because we forget the fresh and exciting memories of our initial love, assuming it wasn't conditional love. So, people feel pain, anguish, and sorrow over the emptiness of love when they face death or after experiencing it.

I don't think it's embarrassing to relearn love in middle age. As I mentioned earlier, I might want to have a genuine love filled with substance, not an empty shell of immature and incomplete love. In my younger days, I thought being pretty or handsome was enough, but even in those immature days, I didn't care much about appearance. The love ingrained in my memory is something beautiful, so I sought beautiful people. By beautiful, I mean both externally and internally, referring to people with graceful words and actions.

It's not that I want to delve into the fundamental story of love but rather seek an answer to how I can have true love. As I get older, meeting new people becomes exceedingly difficult. I don't remember where I heard it, but the saying that people with similar traits meet well resonates with me lately. Reaching genuine love and finding a good match seems to be a fundamental happiness for all living beings, not just humans. Of course, there's the instinct for species reproduction, but more than that, I believe it's about not being alone, becoming two, and facing adversities together, accumulating genuine love filled with affection, which is both an animalistic and human instinct.

Still alone, I continue to search for a partner. Not overtly, but with the belief and hope that somewhere in the world, my soulmate exists. I'm earnestly exploring various avenues and challenges with this mindset. So, when I say relearning love, I mean wanting to experience love that makes my heart flutter like youth, warms my heart like a fluffy blanket, and feels cozy like sunlight. Most importantly, I want to experience a love where both parties respect and care for each other unconditionally, rather than one-sided infatuation or obsessive love. After writing this, it seems like an overly idealistic love. Is this why my love is immature? Still, I believe that love must be relearned. I am determined to cultivate myself to be capable of true love, to consider others, and to engage in a reciprocal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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